쿠퍼티노, 캘리포니아, 3월22일 (로이터) - 상품의 전세계적인 판매 감소 추세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신흥시장과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 등 미드-마켓(mid-market) 신규 바이어들을 겨냥해 작고, 저렴해진 신제품 '아이폰 SE'를 공개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소재 본사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애플은 4인치(10센티미터) 스크린의 아이폰 SE를 발표하면서 가격은 399달러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이폰 SE에 대한 예약 주문은 24일부터, 일반 배송과 출시는 다음주에 시작된다.
아이폰 SE의 가격은 현재의 아이폰 톱 모델 가격(비 콘트랙트 모델)인 649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아이폰 SE는 애플이 지난 2013년에 기본 엔트리-레벨(entry-level) 기기에 탑재 시도했던 칩보다 한층 빠른 A9 칩을 장착하고 있다. 또 애플 페이(Apple Pay)를 가동할 수 있고, 고객들이 주로 애용하는 로즈와 골드 색상을 갖췄다.
이날 애플의 행사에 앞서 분석가들은 신제품 가격이 경쟁중인 다른 중형(mid-tier) 스마트폰과 경쟁하기 위해 450달러 미만에 나올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애플은 1분기 아이폰 판매가 9년만에 첫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신제품이 전체 매출을 끌어올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최고급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할 때만 해도 스크린 크기를 최대 5.5인치로 키운 바 있다. 이는 대형 스크린으로 무장한 삼성전자 005930.KS 의 갤럭시폰과 경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의 주가는 뉴욕거래에서 0.01% 내린 주당 105.9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해 2월의 사상 최고 종가(주당 133달러) 대비로 약 20% 하락한 상태다.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애플이 차세대 블록버스터급 상품을 갖추지 못했다는 우려감이 커지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헤네시 테크놀로지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스킵 아일스워스는 "애플은 몸집이 너무 커졌고, 세상을 흔들만한 제품도 더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출 모멘텀 유지를 위해 애플워치(Apple watch) 등 대체 상품을 내놓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애플은 애플워치의 새로운 밴드 제품과 신형 아이패드 프로(iPad Pro) 태블릿도 공개했다. 애플은 또 구형 아이폰을 해체해 소재와 부품을 재사용하는 '리암(Liam)' 전략을 새로 발표했다.
한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샌버나디노 총격 사건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과 아이폰 보안기능 해제 여부를 놓고 벌이는 법적 공방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 법원측의 명령을 거부한 회사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고객 자료와 사생활 보호 의무를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박수 갈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