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지분 79.9%를 보유한 프랑스 르노그룹이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면 로그 후속 물량 배정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공개 경고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르노삼성은 르노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닛산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수탁 생산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부산 공장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로그 후속 물량을 따내지 못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한국 자동차산업이 또 한번 휘청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은 최근 르노삼성 임직원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노조 파업이 계속돼 공장 가동 시간이 줄고 새 엔진 개발에 차질이 생기면 르노삼성이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과 로그 후속 차량에 대한 논의를 하기는 힘들다”고 경고했다. 르노삼성의 로그 수탁 생산 계약은 오는 9월로 끝난다.
모저스 부회장은 “부산 공장의 지속 가능성과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 경쟁력이 확보돼야 한다”며 “이런 사실을 (회사와 노조) 모두가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인상(10만667원)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부터 약 4개월 동안 28차례(104시간) 파업했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모저스 부회장의 공개 경고가 ‘노조 압박 카드’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로그 후속 물량을 생산성이 뛰어난 일본 등 다른 국가 공장에 배정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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