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스포츠브랜드 ‘르까프’를 운영하는 스포츠 패션 전문업체인 ㈜화승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1200억원을 투자한 화승그룹이 "더 이상 추가 지출은 없다"면서 선긋기에 나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승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 명령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때까지 채권자가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경매절차 등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1953년 설립된 화승은 토종 스포츠 브랜도 르까프로 이름을 알린 중견기업이다. 한때 신발 수출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사세가 번창했으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어음을 막지 못해 도산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경일에 매각됐다가 2015년 산은·KTB PE·화승그룹이 주도한 PEF에 또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화승그룹은 PEF에 12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화승그룹은 현재 자동차부품과 신발 ODM(생산자개발방식) 사업에 주력으로 하고 있다.
그룹은 경영난에 빠진 화승에 더 이상 투자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화승그룹 측은 "투자금액 1200억원에 대해 지난 3년간 공정가치 평가로 감액 처리해 왔으며, 추가적인 자금 지출은 없을 것이다. 현재 감액처리되지 않은 잔액은 35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이어 "화승의 회생 인가가 조속히 처리되고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 정상화가 하루 빨리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5619억원이던 화승의 매출은 2015년 2363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이후 2016년 3013억원으로 반등하는 듯 했지만 19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구조에 빠졌다. 지난 2017년 화승은 매출 2635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의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화승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10여개 화승 납품업체들은 지난 6일 긴급 채권단 회의를 열고 대책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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