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고, '원(One) 신한(하나의 신한)' 체제를 강화했다. 이는 점점 다가오는 외풍에 맞서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라응찬 전 회장이나 신상훈 전 사장과 인연이 있고 차기 회장 후보군인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을 교체해 ‘2010년 신한사태’와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거다. 또한 50대 젊은 임원들을 전진 배치시켜 상호경쟁을 통해 내부 결속과 위계질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 |
모두 1963~1965년생 50대로 이번에 새로 선임됐다. 임기는 박우혁 부사장 1년, 부사장보는 2년이다. 즉, 박 부사장은 조원병 회장과 함께 임기를 마치고 부사장보들은 상호경쟁을 통해 차기 부사장을 노리는 구도가 된 것이다.
박 부사장 또한 2인자가 아니라 중재자다. 신한금융이 최근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아시아신탁 등의 조직통합을 해내야 한다. 그룹 핵심전략인 ‘원(One) 신한’도 그의 책임이다. 조직 내부에서 선후배간 신망이 두터워 업무 조율과 협력에 능하다는 점이 신한은행 부행장(경영지원그룹)에서 승진하는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존 부사장 4명 중 3명(김병철, 허영택, 이창구)은 자회사 CEO로 자리를 옮겼지만 차기 회장을 노릴만한 2인자의 자리로는 급이 떨어진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동양증권 출신으로 2012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 이창구 신한BNP자산운용 사장은 신한은행 출신이지만 비주력 계열사 CEO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왼쪽),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
외견상 50대 세대교체가 분명하지만 결과적으로 조 회장 중심의 체제가 더욱 공고히 됐다. 이런 배경에는 사외이사들이 최근 채용비리와 남산 3억원 사건 재조사 등 점점 다가오는 외풍을 막기 위해서다. 회장직을 놓고 다퉜던 위성호 신한은행장을 연임은 곧 그룹 위계질서를 양분화한다는 의미이고, 남산 3억원 사건에 위 행장도 의혹을 받고 있어 외풍의 구실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도 “인사는 회장 권한이고 사외이사분들도 저를 지지해줬다”고 밝혔다.
한 금융그룹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대학 교수는 “신한금융지주는 재일교포 주주를 중심으로 이사회의 주주대표성을 확보함으로써 경영성과를 낸 사례”라며 “사외이사들이 심상치 않은 (외풍)분위기를 느끼고 조 회장에 힘을 실어줬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