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우리은행이 모바일앱인 '위비뱅크'를 외부 핀테크업체에 전면 개방한다. 위비뱅크 내에서 우리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위비뱅크를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변신시키는 한편, 가능성 있는 핀테크 사업자와 협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새로 개편한 '위비뱅크'를 내년 2월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위비뱅크 플랫폼에 들어올 다수의 핀테크 사업자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위비뱅크를 전면 개방한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처럼 일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핀테크 업체와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플랫폼 자체를 열겠다는 얘기다. 오픈 API는 계좌 조회, 이체같은 은행 시스템이나 정보를 개방해 핀테크 업체들이 이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위비뱅크 [이미지=우리은행] |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최고책임자(CDO)는 "은행 서비스를 타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한 경우는 많지만 아예 녹아들도록 만든 것은 어디에도 없다"며 "은행과의 이해관계에 따라 문을 열고 닫는 게 아니라 일종의 핀테크 마켓 플레이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은 위비뱅크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위비뱅크는 우리은행이 2015년 5월 첫 '모바일 전문은행'을 내걸고 출시한 서비스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시범모델로 출발해 은행권 최초로 365일 24시간 대출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신한은행 '써니뱅크'(현재 SOL), 하나은행 '1Q뱅크', 국민은행 '리브' 등이 연이어 나왔다.
우리은행은 간편송금 서비스 '위비페이',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통합멤버쉽 '위비멤버스' 등 위비 브랜드를 확장해 왔지만 큰 파장을 미치진 못했다. 위비톡의 경우 실사용자가 가입자의 10%도 되지 않는 등 존재감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오픈 플랫폼으로 이용자 확대에 나선다. 자체 개발로는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핀테크 사업자들을 직접 끌어들여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다. 가능성 있는 업체와는 적극 협업을 모색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핀테크 업체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대출 상품에 스타트업 기술을 적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부동산 스타트업 직방과 포괄적 업부협약을 맺고 부동산 신사업을 개발 중이다. 직접 투자에도 나서 빅데이터, 결제·보안솔루션 등 기업에 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황 CDO는 "경쟁력 있는 핀테크 서비스들이 데스밸리(초기 창업 기업이 겪는 위기)를 겪기 전에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것보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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