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9월06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5일(현지시간) 1% 넘게 하락했다. 미국 걸프만을 덮쳤던 폭풍은 강도가 약해진 채 석유시추지역을 벗어났다. 글로벌 무역마찰과 터키발 통화위기가 수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에 잔존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15달러, 1.65% 내린 배럴당 68.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90센트, 1.15% 하락한 배럴당 77.27달러로 마쳤다.
전일 유가는 상승했다. 석유업체들이 열대성 폭풍 '고든'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연안의 석유시추시설 수십곳을 폐쇄한 영향이다. 그러나 폭풍은 허리케인으로 발전되지 않았다. 게다가 에너지업체들과 미국 걸프만 지역 항만의 운송업자들은 이날까지 활동 재개를 위한 준비를 이어갔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우 대표는 "어제 유가는 폭풍이 석유생산 및 정유 분야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산유량은 소폭 감소했고,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에 위치한 정유공장들은 작업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이 전일 추산한 바에 따르면, 기업들은 일평균 15만6907배럴 분량의 석유 생산을 중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수요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점도 유가 약세에 기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6일 공개 의견수렴 기간이 끝난 후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 규모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글로벌 무역마찰이 향후 에너지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이날 말했다.
터키의 통화위기도 유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올 들어 지금까지 40% 이상 하락했다.
인터팩스에너지의 아비셰크 쿠마르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터키 통화위기가 다른 이머징마켓에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는 수요 측면의 우려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이번주 발표될 지난주(~8월31일)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우선 미국석유협회(API)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117만배럴 감소한 4억450만배럴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3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예상치보다 덜 감소한 탓에 장 마감 후 WTI와 브렌트유의 하락폭은 더 커졌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