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네덜란드로 출장을 떠났던 이재용 삼성전자 (KS:005930) 부회장(오른쪽 셋째)이 쪼그려 앉은 채로 ASML 장비 생산 과정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7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글로벌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거론돼 관심을 모은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네덜란드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반도체 장비 생산 강국"이라며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 강점을 접목시켜 안정적 공급망 구축 등 상호보완적 협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번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은 3년 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수교 60년을 맞아 네덜란드가 먼저 제안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루터 총리와 정상회담 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선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세계적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ASML이 만드는 EUV 노광장비는 확보 유무에 따라 업체의 기술 경쟁력이 결정될 정도로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다.
ASML은 연간 40대 정도의 EUV 노광장비를 만들고 있지만 내년 생산량까지 이미 선주문이 끝난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도 ASML 네덜란드 본사를 찾은 이유 역시 바로 EUV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9일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입장에선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강자인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선 네덜란드와의 협력이 필수다.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EUV 장비는 17대, TSMC는 40여 대로 추정된다.
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2016년 수립된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 대해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대비해가는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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