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아르헨티나에 건설 중인 리튬 생산 공장과 리튬 염수저장시설.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혁신과 성장’을 올해 화두로 제시했다. 포스코는 이를 본격 추진하기 위해 신성장 분야의 조직과 인력을 그룹 차원에서 대폭 보강했다.
지난해 12월 수소사업 진출을 선언했고 이어 산업가스·수소사업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키로 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저탄소공정연구그룹’도 출범시켰다.
포스코가 탄소중립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선언이란 평가다. 아시아 철강사로는 처음으로 탄소중립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포스코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그린스틸’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 20%, 2040년 50% 감축이라는 중단기 목표와 단계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로 에너지 효율 향상과 경제적 저탄소 연원료로의 대체를 추진하고, 2단계에는 스크랩 활용 고도화, 3단계에서는 기존 파이넥스 기반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수소 환원과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탄소중립 제철 공정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해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 사업을 개척하고, 탈탄소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등의 핵심 기술 및 생산 역량을 갖추고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해 미래 수소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미래 청정에너지의 핵심인 수소를 주도적으로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국가 수소생태계 완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용해 연간 7000t의 수소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약 3500t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그룹 역량을 결집해 원료 조달부터 양극재·음극재 생산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하고, 세계 1위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포스코는 철강 생산 공정에서 활용해온 쇳물 생산과 불순물 제거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친환경 고순도 니켈 제련 공정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폐배터리로부터 니켈,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친환경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한다.
포스코는 포스코케미칼을 앞세워 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2030년까지 리튬 22만t, 니켈 10만t을 자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양극재 40만t과 음극재 26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30년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 2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케미칼이 목표대로 10년 뒤 배터리 소재에서 연 매출 23조원을 달성하면 배터리 소재 사업은 철강 사업과 함께 그룹의 양대 핵심축으로 부상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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