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뉴 볼보에 공개된 당시 블랙박스 영상. 사진=클럽 뉴 볼보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행자를 보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핸들이 갑자기 휙 돌아가며 브레이크가 잡혔습니다. (탑재된 안전사양 덕에 추돌 사고를 피했으니) 차 (브랜드를) 바꾸지 않고 평생 타야겠습니다. "밤길 넓은 도로를 시속 60~70km 속도로 달리는 상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보행자를 피할 수 있는 운전자가 얼마나 있을까. 최근 온라인 볼보 동호회에는 볼보 'V60 CC'에 탑재된 첨단 안전사양 덕에 사고를 면한 아찔한 사례가 올라와 이목을 끌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볼보자동차 동호회 '클럽 뉴 볼보'에는 'V60 CC 팔까 했는데 평생 타야겠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볼보 V60 CC 운전자임을 밝힌 글쓴이는 최근 밤에 운전하던 와중에 차량이 추돌 상황을 스스로 회피하는 안전사양 덕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경험담과 함께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올렸다.
그는 "1차로와 2차로 사이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와 충돌할 뻔 했다"며 "핸들이 휙 돌아가고 브레이크가 잡혔다"고 상황을 전했다.
글에 담긴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어두운 대로를 검은 롱패딩을 입은 보행자가 무단횡단하는 모습이 잡혔다. 블랙박스 속 볼보 V60 CC는 순간적으로 오른쪽으로 틀고 감속하며 보행자를 피했다. 보행자를 피한 직후에는 다시 스티어링 휠을 왼쪽으로 돌려 직진을 하며 서서히 본래 차로로 돌아갔다. 늦은 시간 도로를 주행하는 볼보 V60 CC 앞으로 보행자가 뛰어들고 있다. 사진=클럽 뉴 볼보
이는 차량이 추돌 상황을 스스로 회피하는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작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속도는 70km/h 정도였는데 길이 어두웠던 탓에 사람이 인식됐을 때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깜빡이고 경고음이 들렸는데, 시티 세이프티가 자동 개입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볼보는 첨단 안전 사양 패키지인 ‘인텔리 세이프’를 모든 차량 트림에 기본 탑재한다. 반자율주행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긴급제동 시스템 ‘시티세이프티’가 이에 포함된다.
운행 중 상시 작동하는 시티 세이프티는 차량이 전방 장애물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감지되면 조향에 강제 개입한다. 운전자가 사고를 피하기 위해 스티어링 휠을 돌렸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에도 스티어링 휠을 추가로 돌리며, 선회력을 최대로 늘리기 위한 제동도 이뤄진다. 장애물을 지나치면 차의 방향도 자동으로 바로잡는다.
그는 "안전은 어차피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 다른 (브랜드의) 차를 보고 있었는데, 절대 바꾸지 않고 평생 타야겠다"면서 "값은 다 뽑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2013~2017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보행자의 62%는 무단횡단이 원인이었다. 보행자의 무단횡단으로 사고가 발생해도 대부분의 운전자는 벌금을 내고 치료비를 물어줘야 한다. 통상 보행자가 도로를 가로질러 건널 것이라 생각하기 어렵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전방 주시 태만'이 인정되는 탓이다. 볼보 V60 CC. 사진=볼보
볼보는 지난해에도 방송인 박지윤씨와 최동석 KBS 아나운서 부부 가족의 사고 사례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볼보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를 탄 박씨 가족은 역주행을 한 2.5t 트럭과 충돌했지만 부상 정도는 손가락 통증 등의 경상에 그친 바 있다.
이러한 사례가 알려지며 볼보는 지난해 국내 시장서 1만2798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1% 성장을 기록했다. SUV인 XC레인지와 세단인 S레인지, 크로크컨트리 CC레인지가 고루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올해는 서비스네트워크 확충에 500억원을 투자하고 1만5000대를 판매하겠다는 경영계획도 세웠다.
볼보 관계자는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는 브랜드 철학에 따라 모든 트림에 첨단 안전 패키지를 기본으로 탑재한다. 그 덕분에 사고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볼보를 타는 분들이 더 안전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많은 차량에 적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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