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신용평가
국내 신용평가사가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도 재검토에 착수했다. 씨티그룹의 한국 소비자금융 출구전략이 공식화되면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도 변동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일단 한국신용평가는 씨티그룹의 한국 소매금융 출구전략 실행 후 추가적인 영업기반 강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확인되지 않으면 한국씨티은행의 자체 신용도 측면의 약화된 영업 안정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매길 방침이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충성도 높은 수신 기반의 위축, 고수익 여신 기반의 상실, 자산관리 영업력 변화 등 약화된 영업 기반의 안정성이 자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룹 내 전략적 중요도와 지원 의지가 낮아지면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도 하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씨티그룹이 한국 소매금융 출구전략을 실행한 후에도 지점 전환을 통해 계열과 통합도가 강화되는 경우도 고려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아시아 부문 재편에는 소매금융에 대해 출구전략을 추진한 뒤에 기업금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지점으로 전환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업금융 강화전략이 확인되면 그룹 내 전략적 중요도가 높아지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엔 계열과 통합도를 집중적으로 점검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에서 소비자금융 출구전략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산관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아시아에선 핵심 자산관리 센터 이외에는 기업금융 위주로 서비스를 재편할 방침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매금융 위주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원화 대출금 내 가계대출 비중이 약 62%다. 시장 참여자들은 씨티그룹의 소매금융 출구전략 추진 세부 계획과 향후 영업계획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등급으로 최고 수준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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