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판매 중인 ‘더 뉴 아반떼’ / 사진=현대차
‘국민차’ ‘생애 첫차’로 꼽히는 아반떼 판매량이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쟁에 준중형 세단 시장이 잠식당한 탓이다. 3년간 공들인 풀 체인지(완전 변경)급 디자인도 주목받지 못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시된 ‘더 뉴 아반떼’는 7개월간 누적 판매대수 4만374대(일부 구형 포함)를 기록했다.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전 2015년 9월 이후 같은 기간 초기 판매 실적(6만5530대)과 비교하면 38.3% 쪼그라들었다.
2015년 당시에는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신차였다. 하지만 더 뉴 아반떼가 엔진부터 디자인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준 만큼 저조한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2월엔 4973대 팔리는데 그쳐 2015년 1월(4357대) 이후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차급 변화가 이뤄졌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올 1분기(1~3월) 판매량은 1만6004대로 전년 동기(1만7412대)보다 8.0% 줄었다.
아반떼는 1000만원 초중반대 가격으로 준중형 세단을 탈 수 있다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사회 초년생 사이에서 첫차 교과서처럼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만큼 판매할 때 감가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
이런 인기는 3년 만에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크게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과한 디자인이 구매를 꺼리게 만든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판매 대리점 관계자는 “아반떼를 보러 오는 소비자는 디자인에 절반 정도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며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더 뉴 아반떼를 내놓으면서 디자인을 크게 손봤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을 키우고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를 넣었다. ‘삼각형’을 디자인 요소 및 특징으로 활용했다. 후면부에는 번호판을 뒷범퍼 쪽으로 내리고, Z자형 리어콤비네이션 램프를 달았다.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은 스마트스트림 1.6 가솔린(휘발유)을 새롭게 적용했다. 가솔린 1.6 모델(15인치 타이어 기준)의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5.2㎞로 경제성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는 SUV 열풍도 아반떼를 가로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 SUV는 몸집(차체)이 작아서 운전하기 쉽고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앞세워 생애 첫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국내에서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1만2998대 수준의 틈새시장 이었지만 2017년 14만 대 규모로 10배 이상 불어났다.
반면 아반떼와 비슷한 차급, 가격대인 소형차는 2013년 판매 비중이 17.9%에서 2014년 17.9%로 뒷걸음친 뒤 지난해 10.0%까지 감소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소형차 신규 등록은 2만3185대에 불과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중심축이 세단에서 SUV로 이미 옮겨갔다”며 “앞으로 세단은 과거의 명성과 판매 실적을 되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을 거치기 이전 ‘아반떼’ / 사진=현대차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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