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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팀장은 1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이드콘코리아2023’에서 ‘웹3를 통한 시민권과 영주권의 재구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팀장은 웹3를 정치 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는 “정치 철학의 핵심은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달렸다”며 “웹3의 핵심 축인 거버넌스와 탈중앙화를 적용하면 유연하고 포용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디지털 형태의 거버넌스는 일상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원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쿼드라틱 투표’를 제안했다. 쿼드라틱 투표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와 글렌 웨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이 고안한 방식이다. 투표권을 추가로 행사할 때마다 비용도 제곱만큼 증가한다. 한 표를 행사하려면 하나의 토큰을 사용하면 되지만, 두 표를 행사하려면 4개의 토큰을 지불해야 한다. 김 팀장은 “쿼드라틱 투표는 선호도를 확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구조”라며 “투표에 절박한 사람은 그만큼 많은 비용을 내서라도 여러 표를 던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참여 예산 투표에 쿼드라틱 투표로 유권자의 의견을 수렴한 사례가 있다”며 “유권자의 호응도 상당히 좋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쿼드라틱 투표는 유권자가 모두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투표 기준을 오로지 선호도에 의존할 때 의미가 있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이익을 독점하려는 소수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투표를 주도하면 정책의 효과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이를 ‘지식 추출 투표'로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정책이 효과가 좋다면 이들에게 보상을 주는 일종의 ‘토큰 경제’를 적용한 것이다. 김 팀장은 “투표 결과가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면 해당 투표 참여자는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구조”라며 “정보를 가진 자들이 의견을 반영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투표에 참여 정보의 불균형을 해결하고 부정행위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