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선 ‘퓨리에버(PURE)’ 코인은 지난 2020년 11월 코인원과 빗썸글로벌 테더USD(USDT) 마켓에 상장됐지만 빗썸글로벌이 폐지된 뒤 코인원에서만 거래 중이다. 코인원 상장 당시 2027원이던 퓨리에버 코인이 한 달 만에 1만354원까지 치솟은 뒤 6개월 만에 12원까지 떨어지자 업계에선 ‘설거지’로 불리는 시세조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설거지는 코인을 의도적으로 매수해 가격을 높인 뒤 비싼 가격으로 모두 팔아 차익을 챙기는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이다.
퓨리에버 코인이 상장될 당시 코인원 임직원 전모씨에게 상장을 대가로 ‘뒷돈’을 건넨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7일 가상자산 ‘피카 코인’ 등 29개 코인을 상장하는 대가로 약 9억 원을 전씨에게 지불한 브로커 고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퓨리에버 코인은 브로커 고씨가 상장을 청탁한 29개 코인 중 하나다.
코인원은 앞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위믹스를 지난 2월 단독으로 재상장하며 업계의 혼란을 부추겼다. 닥사는 지난달 21일 제2의 단독 상장 사태를 막기 위해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대형거래소들이 상장을 희망하는 프로젝트로부터 뒷돈을 받고 거래를 지원하는 ‘상장피(fee)’ 논란에도 코인원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거래소를 둘러싼 잡음이 모두 코인원으로 연결되면서 업계의 눈길은 따갑다. 한 업계 전문가는 “투자자 사이에서 코인원에만 단독 상장된 코인은 투자하면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가상자산의 상장 과정을 투명화하고 상장 과정의 기준을 명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인원은 퓨어 코인 상장 이후 순 매수 이벤트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지난달 3일 퓨리에버가 프로젝트 외부평가 리포트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았다며 퓨리에버 코인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코인원은 퓨리에버 재단의 소명 자료 제출로 지난달 17일 유의 종목을 해제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당시 퓨리에버 코인을 포함해 외부 평가 보고서를 내지 않은 종목을 일괄적으로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며 “보고서를 추후에 제출한 종목은 유의 종목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