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NFT를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지 [도예리의 NFT 레이더]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부하면서 유망한 NFT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식견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아이돌 그룹 트리플에스(tripleS)의 ‘라이징(Rising)’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이틀만에 조회 수 1019만 회를 돌파했다. 이 아이돌 그룹은 탄생부터 NFT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트리플에스의 첫 유닛그룹 AAA(Acid Angel from Asia)는 블록체인 기반 투표로 만들어졌다. NFT 포토 카드를 사서 투표에 참여 가능한 유틸리티 토큰을 얻고, 이 토큰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단순히 NFT로 발행된 포토카드를 소유하는 데서 나아가 유닛 그룹 멤버·스타일링·타이틀곡 선정 등 그룹의 전반적인 제작 과정에 팬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NFT 포토 카드 ‘오브젝트(object)’의 실물카드를 GS25 편의점에서 원화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NFT 개념을 모르는 팬들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공개된 곡도 팬 투표로 선정됐다. 지난 12월 NFT 포토카드를 소유한 팬들이 8개 후보곡 가운데 투표를 했고, 이중 라이징이 타이틀 곡으로 뽑혔다. 이 모든 투표 과정은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기록돼 확인할 수 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이런 사실을 공유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섹터를 혁신하는 사례로 멋지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트리플에스를 ‘세계 최초의 온체인 거버넌스 아이돌그룹’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트리플에스의 폭발적 인기를 보면서 과연 NFT와 블록체인 기술이 이 그룹의 인지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해졌다. 트리플에스 멤버들은 블록체인을 적용하지 않았어도 인기를 끌었을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들이지 않을까 의문도 들었다. 여기에 대해 언오픈드 관계자는 “그건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답했다. 고객은 웹2와 웹3를 구분해 쓰기 보다는 사용하기 좋은 서비스를 이용한다. 서비스 본질에 충실하는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객으로부터 선택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관점에서 트리플에스의 성공은 웹3가 중요한 지점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좋아하는 그룹의 제작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팬덤의 오래된 니즈를 트리플에스가 충족했다는 점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블록체인과 NFT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다.
그럼에도 트리플에스의 성공은 블록체인 업계의 숙원이었던 매스어덥션(mass adoption)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 이 사례를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NFT의 사용처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