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최근 뱅크런(고객들의 대규모 자금 인출) 위기에 몰렸지만 간신히 상황을 수습했다.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선 위기감이 감돌았다.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각) USDC의 출금을 일시 중단했다가 8시간 만에 다시 시작했다. 이 일은 미국 검찰이 돈세탁 혐의 등으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들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빚어졌다. 검찰의 수사를 우려한 바이낸스 이용자들이 USDC를 대량 인출했기 때문이다.
USDC는 가격 변동 최소화를 위해 미국 달러와 가치가 1대1로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준비금도 현금과 미국 국채로 보유하고 있어 기존 가상자산보다 가치가 안정적이다. 이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예치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 대신 USDC로 바꿔 인출하기도 한다.
이번 USDC 대거 인출도 바이낸스를 향한 수사망이 좁혀오자 투자자들이 바이낸스에 맡긴 가상자산을 USDC로 바꿔 인출하고 다른 거래소로 이동하려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3일(현지시각) 오전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바이낸스에서 총 16억달러(2조원)규모의 자금이 인출됐다.
바이낸스가 이후 8시간 만에 출금을 재개했음에도 유출은 계속됐다. 이는 최근 FTX 사태 등으로 시장 전반에 퍼진 불안감이 가중된 탓이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 디파이라마는 지난 14일 오후 1시 23분 기준으로 하루 동안 바이낸스에서 약 38억달러(4조9115억원)가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바이낸스가 보유한 총자산(약604억달러)의 6%가량이 유출된 것이다. 이 중 스테이블코인 유출량은 약 80%를 차지했다.
자오창펑 CEO는 즉각 수습에 나섰다. 그는 출금 재개 후 트위터에서 "상황이 안정된 것 같다"며 "어제 출금량은 역대 최대치도 아니었고, 상위 5위에 들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루나, FTX 사태 때 출금이 더 많았다"며 "이제 다시 입금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한 입장 발표 외에도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했다. 자오창펑 CEO는 전날 오후 8시 30분(한국시각) 진행된 AMA에서 출금 중단 사태 이후 급증한 인출량으로 인해 퍼진 각종 논란들에 대해 해명했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창펑이 세운 거래소다. 특히 FTX가 붕괴된 이후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4% 이상 증가하며 가장 큰 수혜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