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스테이블코인이 실용적인 결제 수단이 아니며 실물 경제에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평가했다.
11일(현지시간) ECB는 암호화폐의 성장과 위험성을 다룬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달러, 금, 암호화폐 등 다른 자산을 담보하거나 가격 유지 알고리즘을 활용해 안정된 가격을 보장한다.
ECB는 "스테이블코인은 거래 속도와 비용, 상환 조건 측면에서 실질적인 결제 수단으로 불충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 결제업체들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활발히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유럽 시장 내 스테이블코인 침투 수준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짚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은 여러 블록체인을 상호연결하고,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생태계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수요가 폭증하거나 생태계가 붕괴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 사태를 언급하며 "규제·감독이 부재한 상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시장 혼란 상황에서 중앙화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조차 1달러 페깅(pegging, 연동)이 깨지고 10%에 가까운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유럽 시장의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야기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규제·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CB는 "암호화폐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한다면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효과적으로 규제되고 감독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암호화폐는 국경을 넘나드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당국 간에 종합적이고 조율된 규제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현재 유럽연합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일관되고 통일된 규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암호화자산규제안(MiCA) 작업을 진행 중이다. MiCA는 규제 명확성을 개선하고 투자자 보호, 지속가능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암호화폐 월렛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MiCA는 대형 스테이블코인에도 운영 건전성을 위한 엄격한 규정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결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하루 거래량을 2억 유로로 제한했으며, 상환을 위한 준비금을 기업 자금과 분리 운영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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