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연방예금보험공사(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FDIC)가 금융기관들에게 암호화폐 관련 활동 보고 요청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2022년 4월 7일(현지시간) FDIC는 미국의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관련 활동에 대한 보고를 요청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진행하고 있는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사전에 파악해 소비자 보호를 포함해 은행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FDIC는 서한에서 “암호화폐(디지털자산) 활동은 재정적 안정성 및 소비자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암호화폐에 대해 완벽한 분석과 이해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 이러한 위험과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라며 암호화폐 활동 보고 요청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FDIC는 암호화폐 관련 분야의 모든 정의가 일관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이유로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범주화해 구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FDIC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의 구조나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라며 “이런 엄청난 역동성으로 인해 FDIC뿐 아니라 금융기관들 역시 개별적인 암호화폐 활동을 고려하지 않고 안전이나 건전성, 금융 안정성, 소비자 보호 등에 대해 적절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FDIC의 이번 보고 요청은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사업을 진행하면서 금융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금융기관의 보고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FDIC는 금융기관에 피드백을 제공해 금융 건전성 확보와 소비자 보호를 실현하기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FDIC가 암호화폐 규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이날 보도를 통해 “FDIC의 보고 요청은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NYSE:BAC)(Bank of America, BoA) 등 월스트리트의 주요 투자은행들을 포함해 모든 은행들에게 암호화폐 활동을 공개하라는 의미”라며 “은행들의 규제 당국인 FDIC가 이제 암호화폐 규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FDIC는 이미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에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완전한 금지보다는 암호화폐를 수용해 제도권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었다.
옐레나 맥윌리엄스(Jelena McWilliams) 전(前) FDIC 의장은 지난 2021년 10월 “은행에서 암호화폐를 다루지 않으면 은행 외부에서 유통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를 규제할 수 없다”라며 “암호화폐의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완화하면서 은행이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틴 그룬버그(Martin Gruenberg) FDIC 의장대행은 올해 2월, 암호화폐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며 “FDIC는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신중하게 고려해 은행이 암호화폐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