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3만6500여개 벤처기업의 지난해말 기준 총 매출이 193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현대자동차·SK·LG그룹의 매출을 넘어 재계에선 삼성 다음으로 2위 수준이다. 하지만 벤처기업별 평균 영업이익은 43.4% 하락해 수익성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말 기준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3만 6503개 벤처기업의 총 매출은 193조3204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0.7%증가했다. 대기업과 비교 했을 땐 매출 254조원을 기록한 삼성에 이어 2위였다. 뒤를 이어 현대차가 179조원, SK 161조원, LG 122조원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벤처기업당 평균 매출은 52억9600만원으로 전년보다 0.4%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억2000만원으로 43.4%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1억1100만원의 5분의 1수준(24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선 통신기기와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기술(ICT)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벤처기업 시장을 무섭게 추격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첨단 제조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데다 소재·부품·장비분야에선 일본의 수출규제 타격이 컸고,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대기업 매출도 전년보다 7.2%감소했는 데, 이 또한 기업간거래(B2B) 매출 비중이 높은 벤처업계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벤처기업 전체 고용(정규직 기준)은 80만4000명으로 기업당 평균 22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5.8%증가한 것이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고용(66만8000명)보다 13만6000명(20.3%) 많은 규모다. 한해 신규 고용은 11만7000명으로 4대그룹 신규 고용(2만1000명)의 5.6배에 달했다.
벤처기업이 보유한 국내 산업재산권은 27만3725건으로 전체 국내 산업재산권의 53.6%에 해당했다. 벤처기업 창업자의 전공 분야는 공학(엔지니어)이 67.1%로 가장 많았고 경영·경제학이 17.6%, 자연과학이 6.4%, 인문사회학은 5.9%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벤처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에 대한 조사결과, ‘자금조달·운용 등 자금관리 애로’가 가장 많았고 이어 ‘국내 판로개척’,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순이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벤처기업이 신규 고용창출과 일자리 안정, 매출 등에서 우리나라 경제 주역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내년 2월엔 새로운 민간주도의 벤처확인제도가 시행되면서, 민간 벤처확인기관에서 기술혁신성과 시장성장성을 갖춘 벤처기업을 선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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