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친화적 행보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비트코인은 약 30% 급등했다. 전문가는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13일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각) 오후 3시55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08% 오른 9만45달러(1억2673만원)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를 넘은 건 처음이다.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2시46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65% 내린 8만6994.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밈 코인'인 도지코인과 시바이누는 반등 후 내림세로 전환했다. 도지코인은 24시간 전보다 9.14% 하락한 506.56원을 기록했다. 시바이누는 15.83% 떨어진 0.03원에 거래됐다. 도지코인은 전날 604.97원을 기록해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상승은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고 발언한 트럼프 당선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유세 기간 가상자산 지지 의사를 명확히 밝혀왔다. 그는 미국 법무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판매하지 않고 국가 전략적 비축에 할당할 계획임을 공언했다. 이어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SEC(증권거래위원회) 권한을 약화하고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밈 코인' 도지코인이 전날 급등한 이유로는 트럼프가 지난 1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NASDAQ:TSLA) CEO(최고경영자)와 인도계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를 '정보효율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공동 수장으로 지명한 영향이다. 정부효율부는 사실상 위원회로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효율부 약자가 도지코인의 티커(DOGE)와 같다. 티커란 주식이나 ETF 명칭을 간단히 나타내는 코드네임을 뜻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SEC 규제 기조 변화 임박 ▲통화정책 변화 기대, 이와 별개로 금리 인하 트렌드 등이 예상되며 가상자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경우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로 기관 자금도 많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대선과 반감기가 있던 해인 ▲2012년 ▲2016년 ▲2020년과 그다음 해는 반복적으로 가상자산이 크게 성장해왔다"며 "시장은 이를 알고 있어 기대감이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기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도지코인에 대해선 "가격 방향성을 쉽게 예측할 순 없지만 트럼프와 머스크의 행보에 가격이 계속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C. 웨인라이트의 마이크 콜로니즈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당선 이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현재 가격 탐색 모드에 있다"면서 "강한 매수세는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올해 말 10만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