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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지난 달 30일 고파이 투자자 대상 간담회를 열고 BTC를 개당 2800만 원으로 잡아 잔여 미지급금을 현금으로 상환하겠다고 제안했다. 고파이 운용을 맡았던 미국 기업 제네시스가 파산했던 지난해 1월 20일 기준이다. 고파이는 고팍스가 중개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다. 지난 2022년 FTX 파산으로 고파이 운용사 제네시스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원리금 상환을 못하고 있다.
권오훈 차앤권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지난해 1월 20일은 임의적 기준으로 법적 타당성은 떨어져 보인다”면서 “만약 투자자들이 소송을 하게 되면 가상자산으로 돌려받거나 소송이 종결됐을 시 시가로 환산된 금액으로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송전을 벌이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고팍스는 오는 12월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고팍스 지분을 인수했던 바이낸스는 당국이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서 보유한 지분 대부분을 국내 기업에 팔기로 했다. 이에 메가존에 지분 약 58%를 넘기는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 협상의 핵심이 고파이 미지급금이다.
고팍스 인수자로 나선 메가존 입장에선 고파이 부채가 원활히 해결돼야 자금을 투입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갱신 신고 심사 들어가기 전에 최소한 고파이 투자자들로부터 동의 의사 정도는 받아야 메가존도 확실히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고파이 투자자들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인수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신고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고팍스는 더 이상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로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면서 “(협상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조율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고팍스가 더 이상 고파이 투자자들과 협상안을 조율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