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3시 50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마가(TRUMP)는 일주일 전에 비해 26.25% 떨어진 2.1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TRUMP는 트럼프 전 대통령 테마의 밈코인 가운데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는 가상자산으로,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며 지난 6월 17달러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진행된 첫 대선 토론에서 해리스가 판정승을 거두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자 TRUMP 가격이 급락했다. 다른 트럼프 밈코인 마가(MAGA), 슈퍼트럼프코인(STRUMP), 마가어게인(MAGAA) 등도 일주일새 최대 40% 급락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 테마의 밈코인 카멀라해리스(HARRIS)는 지난주 대비 1.27% 상승세를 보였다.
오는 11월 열릴 미국 대선에서 가상자산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가 1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투자자 6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3%는 양당 후보가 가상자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입장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37%는 가상자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결과에 대해 제미니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가상자산이 대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미니 공동창업자 타일러 윙클보스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대선 영향력을 강조하며 “미국에 5000만 명 이상의 가상자산 보유자가 존재하며 만약 이들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를 해임하지 않는다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히면 가상자산은 단숨에 초당파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가상자산 투자자의 지지를 얻기 위한 구체적인 선거 전략도 동원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며 친가상자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오는 16일엔 트럼프 전 대통령 가족이 주도하는 디파이 프로젝트를 출범하겠다는 발표도 내놨다. 트럼프는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9월 16일 오후 8시 스페이스를 통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출시에 함께해주길 바란다”며 “가상자산을 미래로 포용하고 구시대적인 대형 은행들을 밀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는 앞서 탈중앙화금융(DeFi) 프로젝트 구축을 암시해온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미 대선 결과가 가상자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을 때보단 대선 결과가 덜 중요해졌다”며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조는 어떤 후보가 백악관에 들어가든 2025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BTC)은 트럼프 당선 시 12만 5000달러(약 1억 6700만 원), 해리스 당선 시 7만 5000달러(약 1억 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