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금 등과 연동된 스테이블코인도 관련 제도가 점차 갖춰지면서 실제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국제 송금과 국가 간 결제에 활용하려는 기업도 잇따라 등장했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4일 오전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1608억 9000만 달러(약 222조 원)로 연초 대비 24% 증가했다. 지난달 14일에는 2021년 5월의 테라·루나 사태 이후 최초로 1620억 달러대를 재탈환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금 등의 자산과 가치를 연동한 가상자산이다.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가격 변동이 적어 안정적이고 거래 속도가 빨라 차세대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은 관련 제도가 구축되면서 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달 세계 최초로 시행된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법 미카(MiCA)에 따르면 EU에 소재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전자화폐기관(EMI)’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또 발행사는 은행에 준하는 준비금 시스템을 마련하고 일일 거래량이 2억 유로(2992억 원)로 제한된다. 테라·루나 사태로 1주일 동안 450억 달러(약 57조 원)가 증발한 전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발행 규제를 서둘러 마련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금융위원회도 최근 스테이블코인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적용하고 특수성을 고려해 추가 규율 체계를 검토할 수 있다는 부대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열리면서 스테이블코인 ‘대장주’ 격인 USDT 발행사 테더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5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USDC 발행사 서클은 사업 확장을 위해 1일 세계 최초로 EU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격을 취득했다.
금융과의 접목 시도도 주목받고 있다. 하반기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예정인 리플의 제임스 월리스 부사장은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금융 혁신포럼에서 “e메일로 손쉽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처럼 송금도 쉬워져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이 하나의 화폐로 사용되면 국가 간 결제가 용이해지면서 금융 무역이 가능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리플은 이미 XRP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 ‘XRP레저’로 국제 송금 시장에 진입했지만 XRP보다 가격 변동이 적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 더 안정적인 송금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