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에 따르면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닥사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광고 초안을 확인하고 5대 거래소 대표들에게 유감을 전했다. 광고 초안에 업비트·빗썸 로고만 담았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장문의 메시지를 통해 닥사 탈퇴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최종안에는 나머지 3개 거래소 로고도 추가됐지만, 업비트·빗썸보다 작은 크기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한 달 간 진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광고 캠페인 예산 규모는 70억 원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와 빗썸이 광고비 대부분을 부담했다. 나머지 3곳도 광고비를 일부 부담했으나 적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거래소 관계자는 “객관적 규모로 보면 적은 금액이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지출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5월 기준 업비트·빗썸의 국내 시장 합산 점유율은 98%에 육박한다. 사실상 2대 거래소 체제다. 코인원·코빗·고팍스는 2022년부터 2년 연속 적자 늪에 허덕이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광고비를 분담했는데, 업비트·빗썸 위주로 광고가 제작되자 불만이 터져나온 셈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3개 거래소 로고 크기가 작은 것도 이상하다”면서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업비트·빗썸과 아이들’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거래소들 사이에서는 업비트보다 빗썸에 대한 견제가 더 치열한 분위기다. 최근 빗썸은 공격적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30%대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2위 자리를 노리던 경쟁사들은 자꾸 벌어지는 격차에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달 25일 닥사는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석우 두나무 대표의 닥사 의장직 연임안을 확정한 바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이재원 빗썸 대표가 닥사 의장 자리에 앉는 건 3개 거래소 모두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빗썸이 지금보다 더 닥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 나머지 거래소 입지가 더욱 좁아질까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업계의 양강 구도에 흔들림이 없는 한, 거래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 모델을 모색할 규제 기반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거래소 간의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