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내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대한항공노동조합'(이하 대한항공노조)이 정부와 한진그룹이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 13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두 항공사의 항공기가 나란히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내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대한항공노동조합'(이하 대한항공노조)이 정부와 한진그룹이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존중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대한항공 내 다른 노조인 조종사노조·직원연대지부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와도 다른 결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대한항공노조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반대하고 나선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 등 '3자 주주연합'에도 간섭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대한항공노조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회사와 정부가 항공업 노동자들의 절대 고용안정을 전제로 한 이번 아시아나 인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노조는 직원 약 1만8000여 명 중 1만1700여 명이 가입된 대한항공 내 최대 규모 노조다. 조종사를 제외한 모든 직종의 근무자로 구성돼 있다.
대한항공노조는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운송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국적 항공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존재 가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결정임을 충분히 공감한다"며 "항공업 노동자의 고용 유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고 항공업계가 더욱 더 탄탄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노조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반대 입장을 내놓은 3자 연합을 향해 "항공업 노동자의 최우선 과제는 채권자와 주주 권익보호가 아닌 고용안정"이라며 "더 이상의 간섭은 분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한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련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2020.11.16 [사진=연합뉴스]
앞서 대한항공 내 또 다른 노조인 조종사노조·직원연대지부는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열린조종사노조·노조 등과 함께 인수전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5개 노조는 항공시장 재편에 따른 노동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은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섰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양사의 연간 자연 감소 인원과 신규 사업 추진 등을 고려하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건은 한진가에 확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인수 입장문에서 구조조정 우려를 인식한 듯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후 양사 임직원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데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회장은 "양사 임직원들이 모든 처우와 복지를 차별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장서서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한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최현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아시아나항공열린조종사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대화가고 있다. 2020.11.16 [사진=연합뉴스]
한편,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으로 고용 유지 시한이 끝나는 내년 4월 초 이후부터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주·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중복되는 장거리 노선 중 일부와 포화상태인 국내선과 단거리 노선이 조정되고, 인력 조정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양사 국내 직원의 70%가량이 휴직 중이란 점을 고려하면 업계 일각에선 대규모 정리해고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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