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유성기업에서 발생한 노조원의 임원 폭행사건과 관련해 3일 유감을 표시하고 대책반 구성을 지시했다. 지난달 22일 사건이 발생한 지 11일 만이다. 뒤늦게 엄정 대처를 지시했지만 경찰 수사까지 시작된 마당에 노사관계 주무부처의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주요 간부회의를 열고 “(유성기업 폭행 사건과 관련) 노동정책을 총괄하는 고용부 장관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피해자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장 내 폭력 행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쟁의행위 과정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법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유성기업에는 즉각 현장지도를 주문했다. 이 장관은 “이번주 중 대전고용청장 주관으로 노사 간담회를 주선해 오랜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노사 간 불신이 더 깊어질 수도 있으나 대화와 양보로 새로운 노사관계를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총파업을 전후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지방노동관서 점거에도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이 장관은 “많은 국민이 청사 출입과 업무 처리에 불편을 겪고 있고 직원들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불법 점거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라”고 했다.
올 들어 민주노총 산하 조직에 점거당한 고용부 지방관서는 서울고용청, 대구고용청, 경기지청 등 모두 5곳(7차례)이다. 이 중 포항지청과 창원지청 등 2곳에서는 아직도 농성이 진행 중이다.
경영계에서는 고용부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지난달 민주노총 총파업은 참가자의 80% 이상이 파업권이 없는 현대·기아자동차 조합원으로 명백한 불법 파업이었는데도 이렇다 할 조치가 없었다”며 “정부가 지나치게 노동계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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