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한 기사 재송)
서울, 4월12일 (로이터) 박윤아 기자 - 지난해 10월 말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내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약 2조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외인들은 2월부터 줄곧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월과 3월 외인들은 1조5천억원, 7천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이달 들어서도 11일까지 약 1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렇게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지속되자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해 10월 말 38% 선에 이르렀으나 현재 36%를 하향 돌파하기 직전이다. 이 비율이 36%를 마지막으로 밑돈 것은 지난해 4월 후반이었다.
외인들이 한국 주식을 이렇게 지속적으로 매도하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 대외 불확실성이 단연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월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 증시가 좋았던 때를 제외하면 2월 뉴욕 증시의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와 미국 금리 인상, 그리고 3월에 심화됐던 미‧중 무역 갈등 등 이슈로 인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외국인 매도 추세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기 때문에 글로벌 변동성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국내와 해외로 구분해 보면 현재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매도는 단연 해외 요인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인들의 매도가 집중된 업종은 전기‧전자 분야였으며, 3월부터는 의약품 분야에 대한 매도도 늘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외인들의 매도가 서울 주식시장을 장기 침체에 빠뜨릴 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 .KS11 는 올 들어 현재까지 1% 하락에 그쳤으며 코스닥지수 .KQ11 는 10%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 .MIAPJ0000PUS 가 현재까지 0.4% 하락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 증시가 특별히 취약한 상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매도한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펀더멘탈이나 믿음이 있는 상태에서는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와 기업 부문 모두 아직은 대체로 견조한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속히 돌아오지 않더라도 주가의 큰 폭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또 이달 말과 6월 초 사이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윤 본부장은 "앞으로 있을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으로 인해서 북미 관계가 급격하게 좋아진다면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회담 결과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이후 상황은 낙관만 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