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지수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S&P500 지수
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부정적이었습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1로 전월 59.7에서 후퇴했습니다. 2017년 8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ADP가 내놓은 3월 민간고용 역시 12만9000명으로 18개월래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2017년 9월의 11만2000명 증가 이후 가장 나쁜 기록입니다.
이에 따라 오는 5일 노동부가 발표할 3월 고용지표도 부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기업 실적도 예상처럼 좋지 않습니다. 지난 2일 1분기 어닝시즌을 연 월그린은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고 이날 실적을 발표한 콘스톨레이션브랜즈도 비슷합니다.
예상치를 밑도는 지표 수가 증가하면서 씨티그룹의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ESIㆍeconomic surprise index)는 계속 하락해 -60 부근까지 떨어졌습니다.
ESI는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나타냅니다. 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지표들이 시장 기대보다 잘 나온다는 것이고, 0을 밑돌면 나쁘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ESI는 통상 미국 증시 움직임과 궤를 같이해왔습니다.
ESI가 추락하고 있지만,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지금 사상 최고치에 약 2% 근접한 상태입니다.
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온 이날도 다우는 0.15% 올랐고, S&P500은 0.21%, 나스닥은 0.60%나 뛰었습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제경제위원장이 이날 “4개월에 걸친 협상을 통해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기술 도둑질 등 문제를 인정했다”고 미중 무역협상 진전을 밝힌 게 영향을 준 겁니다.
하지만 그는 “아직 타결될 상황에 있지 않고 이번주 좀 더 진전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블룸버그는 협상단 관계자 3명을 인용해 “미국 정부는 중국이 협상에서 한 약속을 지키는 데 2025년까지 시간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025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도 그 임기를 마칠 때입니다.
월스트리트에선 뉴욕 증시가 경기와 관계없이 오르는 이유 중 하나로 사상 최고로 완화적인 금융시장 여건을 지목합니다.
시카고 연방은행이 집계하는 금융시장 여건 지수에 따르면 현재 금융시장 여건은 최고로 좋았던 1990년대 중반과 비슷하고, 금융위기 전인 2000년대 중반보다 더 낫습니다.
지난해 Fed의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로 조금 높아지다가, 다시 꺾어졌지요.
문제는 금융시장 여건이 이렇게 좋을 때는 ‘이지 머니’가 쏟아져나와 항상 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겁니다. 1990년대 이지 머니는 2000년 닷컴버블로 터졌고, 2000년대 중반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마감됐습니다.
금융여건이 이렇게 완화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원하고 있습니다.
악시오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말 제롬 파월 Fed 의장을 케빈 와시 전 연 Fed 이사로 교체할 수 있을 지 검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설득으로 이런 계획을 포기했지만 말이죠.
유례없는 양적완화(QE)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금융 유동성에 힙입어 계속 오를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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