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골프시장 슈퍼호황의 핵심에는 20~30대 ‘골린이’(골프와 어린이의 합성어)가 있다.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골프산업에 변화를 불러온 주인공이다. 지금 골프시장이 반짝 호황에 그칠지, 황금기의 시작점일지를 결정할 키 역시 이들이 쥐고 있다.
레저산업연구소는 2020년 기준 1년에 한 번이라도 골프장을 찾은 골프인구 가운데 20대는 26만7000명, 30대는 66만9000명으로 추산했다. 각각 전년 대비 92.1%, 30.7% 증가한 규모다. 1년 새 늘어난 골프인구 44만8000명 가운데 26.5%인 11만9000명이 2030세대다.
시장에서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2030세대가 주요 고객으로 자리잡는 추세가 뚜렷하다. 비씨카드 인공지능(AI)빅데이터본부에 따르면 2019년 4월 기준 20대와 30대 소비자의 골프 관련 매출은 각각 7억5000만원, 45억원이었다. 올 4월에는 각각 16억8000만원, 90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두 연령층 모두 2년 만에 100% 넘는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40대 290억5700만원, 50대 476억3000만원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그 어느 연령대보다 돈 씀씀이가 빠르게 늘고 있다. 게다가 기존에는 없던 새 고객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타깃’이 되고 있다.
2030 골린이들은 골프장 풍경도 바꾸고 있다. 이전까지 골프는 중장년층이 비즈니스나 친목 도모를 위해 즐기는 활동이었다. 골린이들은 해외여행과 여가 활동에 투자하던 돈과 시간을 골프에 쓴다. 골프는 취미와 자기표현의 수단인 셈이다. 인스타그램에서 ‘#골린이’로 검색하면 골프 인증샷이 42만 건을 넘는다.
이해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대중 골프장, 스크린골프 등 젊은 세대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풍부하다”며 “여기에 한국 선수들이 세계 골프랭킹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등 골프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요소가 많아 젊은 세대의 골프 붐이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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