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물적 분할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금융투자업계는 CJ제일제당이 추진 중인 선택과 집중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생물자원부문의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내달 3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이번 결정이 통과되면 7월1일자로 CJ제일제당이 100% 지분을 보유한 CJ생물자원(가칭)이 출범한다.
CJ제일제당 측은 물적 분할 이유에 대해 "해당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CJ생물자원은 국내에서 사료 제조 및 판매와 축산업을 주로 하던 사업부다. 2018년 기준 매출 5931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작년 연간 생물자원 사업부 매출 2조1732억원의 27.3% 수준이다. 2018년 국내외 생물자원 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2.9% 늘었고 영업이익은 536억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번 결정은 단순물적 분할이어서 CJ제일제당이 CJ생물자원의 주식을 100% 보유한다. 분할 자체가 연결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CJ제일제당의 경쟁력 우위 부문으로의 집중 의지가 읽힌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말 식품, 소재, 바이오, 생물자원 등 4개 사업부문을 식품(가공식품, 소재)과 바이오(바이오, 생물자원) 2개 사업 부문으로 간소화 했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본업인 가공식품과 바이오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연관도가 낮은 CJ헬스케어를 매각했다.
성과는 고무적이었다. 비주력 사업을 철수하고 핵심 사업에 대한 역량을 강화한 결과, 대한통운과 CJ헬스케어를 제외한 CJ제일제당의 2018년 실적은 매출 10조1000억원, 영업이익 605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4%와 27.4% 성장했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 결정 역시, 사업 다각화로 인한 기업역량 분산 문제와 다수의 인수합병에 따른 차입금 부담을 해소시켜 나가는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생물자원사업도 CJ헬스케어와 마찬가지로 매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생물자원사업이 매각될 시 유입되는 현금은 시장의 우려처럼 다른 기업에 대한 인수자금으로 활용되기보다, 최근 미국 쉬완스 인수에 조달된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우선 투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생물자원사업이 소재식품사업과 연관성이 있고 동남아시아의 사료 및 축산업의 성장성이 우수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며 "매각이 진행될 경우 매각 금액 및 차입금 상환 이외의 사용처 등이 주가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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