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7월13일 (로이터) -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전망에 글로벌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일시적일 것이라던 일본은행(BOJ)의 견해에 의구심이 생기면서 BOJ 정책결정자들은 수익률 목표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수익률 상승세로 인해 지난 금요일 BOJ는 JGB 수익률을 제로 부근으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채권 매입을 늘리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 다른 중앙은행들과는 반대의 행보다.
BOJ는 정기 매입을 늘리는 외에도 10년물 JGB를 0.110% 금리에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작년 9월 수익률 커브 통제(YCC) 방식을 도입한 이래 세 번째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
JGB 수익률은 안정됐으며 정책결정자들은 이같은 조치가 투자자들에게 BOJ가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BOJ가 시장의 힘과 싸워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BOJ 소식통들에 따르면 BOJ는 이번에 지난 2월 개입했던 때와 같은 수준의 금리로 국채 매입을 제안하면서 분명한 방어선을 정했다.
하지만 이는 YCC 이행에 있어 개입 수준과 시기의 유연성을 어느정도 보장하기를 희망하는 대다수 BOJ 관리들의 생각에 반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YCC는 관리하기 힘든 방식"이라며 "수익률이 낮고 안정적일 때는 괜찮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소식통은 "BOJ가 조금만 늦게 개입했어도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YCC 방식 하에 BOJ는 단기금리를 -0.1%, 10년물 수익률을 제로 부근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스텔스" 테이퍼링
BOJ 관리들은 수익률 목표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많이 개입을 단행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렇게 하게 되면 추후 BOJ의 점진적 채권 매입 축소 시도는 복잡해질 것이다.
YCC 도입은 BOJ의 대규모 채권 매입이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정책 타깃을 본원통화 확대에서 금리로 바꾸기 위함이었다.
이미 전체 채권시장의 40%를 집어삼킨 BOJ는 채권 매입을 조용히 줄이고 있었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스텔스" 테이퍼링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채권 매입을 늘리는 것은 시장 기능을 심각히 왜곡하고 향후 출구전략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게 될 것이라고 시라이 사유리 전 BOJ 정책위원은 말했다.
그는 "BOJ의 정책 체계를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자산 매입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현 부양 프로그램의 장점은 줄어들고 있고 비용은 늘어나고 있음이 너무나 명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BOJ는 12일에도 5년물 JGB 수익률이 1년반래 최고치 부근을 나타내자 3년-5년물 매입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 중요한 시기
대다수 BOJ 관리들은 시장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긴축 신호에 과도하게 반응했다고 말하면서 글로벌 수익률 상승이 일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희망을 여전히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들은 일본의 인플레 상승에 의한 것이 아닌 글로벌 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JGB 수익률의 상승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수익률 상승세가 잦아들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영란은행과 캐나다중앙은행도 글로벌 긴축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BOJ의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JGB 수익률 목표를 높일 명분이 없다. 그런데 JGB 수익률이 목표로 하는 제로 부근에서 크게 벗어나도록 BOJ가 허용할 경우 BOJ의 목표 방어 의지는 의심을 받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JGB 수익률 상승세는 가속화될 것이다.
SMBC프렌드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이와시타 마리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정책 정상화로 나아가는 가운데 BOJ가 어떻게 시장의 힘을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NP파리바증권의 전략가 이카와 유스케는 "단기적으로 BOJ가 10년물 수익률 상승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올해 너무 많은 채권을 매입할 경우 내년 입지가 매우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NLI리서치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우에노 츠요시는 빈번하게 개입을 단행할 경우 다른 국가들로부터 의도적으로 엔화 약세를 유도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수익률이 더 오르면 시장은 BOJ의 의지를 시험할 것"이라며 "BOJ에겐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