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현금 없는(cashless) 사회’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까지 현금 사용률을 10%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은행 계좌 보유율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4년 30%에 불과했던 은행 계좌 보유율을 2030년 9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은행 및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같은 기회를 보고 베트남 시장에 뛰어든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2018년 베트남에서 창업한 인포플러스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과 협력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김민호 인포플러스 대표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인 베트남 기업 수는 240만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에너지 국영기업 페트로 베트남을 포함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 등 국내 은행 및 기업이 인포플러스의 고객사다. 이용자가 자신의 인증정보를 한번만 제공해도 금융·공공기관에 흩어져 있는 금융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스크래핑 서비스, 대금 수납 전용 가상계좌 서비스 등의 금융 솔루션을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API 사용 수수료가 주요 매출원이다. 인포플러스는 은행과 기업, 개인을 연결하는 금융 솔루션을 API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인포플러스 제공.
창업자들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김민호· 김종우 공동대표는 모두 베트남 우리은행에서 근무했다. 최광일 본부장은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핀테크 사업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인포플러스에 합류했다. 전체 56명 직원 중 12명이 한국인, 44명이 베트남인이다. 한국에서 검증된 핀테크(금융+IT) 솔루션을 베트남 실정에 특화하여 제공하는 것이 인포플러스의 핵심 역량이다.
인포플러스는 미국의 갈릴레오와 비슷한 성공 궤적을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갈릴레오는 미국내 20개 이상 은행과 파트너십을 맺고 결제, 대출 등 금융 API를 금융기업에 제공해주는 업체다. 고객사 중 하나인 핀테크기업 소파이(SoFi)에 지난해 12억달러(약 1조3300억원)에 인수됐다.
인포플러스는 지난달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프론트원)이 진행하는 스타트업 데모데이 행사인 ‘디데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디데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평균 2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100여개의 신청 기업 중 약 5개사가 참여할 수 있다.
인포플러스는 베트남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후 P2P대출(온라인투자연계대출) 등 핀테크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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