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1월30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보호무역주의가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 물결을 가로막는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도 물론 중국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단속하고 비핵심 사업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는 것은 금지시키고 있다. 하지만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이 최근 추진한 굵직한 M&A들은 거의 성사됐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확장을 막는 것은 오히려 건너오는 다리를 끊어버리려는 서방 정부들이다.
올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11월 말 기준으로 2000억달러 이상에 달하며 사상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해외 M&A가 활발해지자 중국 정부가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규제당국들은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해외 M&A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핵심 사업 이외의 부문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강화된 규제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엄격한 조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이난항공그룹(HNA)의 미국 컴퓨터 도매업체 잉그램마이크로(Ingram Micro) IM.N 를 인수 건 정도나 규정을 위반한 사례에 해당되고, 강화된 규정에 어긋나는 M&A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430억달러로 올해 들어 최대 규모로 기록될 중국 화공그룹(ChemChina)의 스위스 신젠타( Syngenta ) SYNN.S 인수는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화공그룹의 핵심 사업에 부합하는 M&A일 뿐더러 중국의 식품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Midea Group)그룹 000333.S 의 독일의 산업용 로봇 제작사 쿠카( Kuka ) KU2G.DE 인수도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가로막는 진짜 장애물은 세계화에 대한 서방의 반발이다. 향후 수개 국가들이 중국 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장벽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전략적인 M&A일지라도 서방국들에서는 정치적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하면 중국 기업들은 더욱 큰 장애물을 만나게 될 것이 확실하다. 미국 의회에서는 이미 중국 국유기업들의 미국 기업 인수를 금지하고 민간기업들의 M&A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에서도 향후 중국의 M&A를 막기 위한 체제를 모색 중이다. 호주는 캐나다와 비슷한 방식으로 향하고 있다. 캐나다는 국익에 맞지 않는 M&A의 경우 정부가 이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겠지만, 이들은 뷔페상에 손 대기도 전에 더욱 높아진 장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레이첼 모라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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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