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전통적인 금융산업이 4차 산업시대의 핀테크를 맞아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고, 시스템 리스크도 적절히 관리하는 선진금융감독기관으로 변해야 한다.”
김용덕 6대(2007.8~2008.2) 금융감독원장은 금감원 창립 10주년 축사에서 변화를 주문했다. 김 전 금감원장이 일하던 시대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와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자의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그 역할이 더 확대되고 변화했다는 이야기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그래서 금융감독당국도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 받고 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 도입은 새로운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급변하는 ICT환경하에서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규제당국의 입장에서도 행정의 신속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금감원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감독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실시한다.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검사부담을 줄여주되, 그렇지 못한 경우 검사를 강화함으로써 금융회사에게 감독목적 달성의 유인을 부여하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능력 강화를 유인하는 방식이다.
또한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약관심사나 불법금융행위 차단에 활용하는 등 ‘레그테크(Reg-Tech)’와 ‘섭테크(Sup-Tech)’를 통해 감독수단을 확장하고, 디지털 기기 및 시스템 관련 범죄에 대한 과학적 수사를 하는 디지털포렌식 장비 도입도 추진 중이다.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감원에서 분리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로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금감원 내부 부서인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등 부처간 이견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나, 분리동력이 다시 살아난다면 금감원의 위상은 약해진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현장과 소통하고 또 부단한 고민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한다”면서 “환경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전문성을 갖출 때 감독의 효과를 온전히 기대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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