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워싱턴, 9월18일 (로이터) - 미국과 중국 관리들이 이번주 무역협상을 재개하지만, 양국이 빚어낼 합의는 피상적인 해결책에 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전쟁은 관세보다 더 깊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싸움으로 굳어졌다고 무역 전문가들과 관련업계, 또 양국 관리들은 입을 모은다.
중국 공산당은 경제를 운용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미국의 요구에 꼼짝도 안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꼬리표를 떼주지 않을 것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은 지난 6일 양국간 갈등을 해소하기까지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용딩 중국인민은행 전 정책자문은 로이터에 중국이 합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주식시장을 안정시키고 정치적 승리를 주장하기 위해 중간단계의 합의를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국 무역대표부 출신이자 현 정책컨설팅업체 맥라티 어소시에이처의 파트너인 켈리 메이먼 호크는 최종 합의에서 미국 등이 추구하는 "중국의 구조적인 개혁을 의미있게 다뤄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협상단은 지난 5월 협상이 결렬된 이후 의견차를 보인 많은 부분에 있어 눈에 띄는 진전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 입장차
중국은 앞으로의 협상에서 자국이 국영기업들을 지원하고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식이 언급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양국 소식통들은 말한다. 미국은 계속해서 중국 기술업체인 화웨이가 자국 안보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중국에 대한 새 관세 카드를 내보이고 있다.
인민대 재정학연구소의 허웨이원은 "협상의 궁극적인 결과는 모든 관세의 폐지가 되어야한다"면서 "이것이 중국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낙관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무역 협상이 결렬된 이후 양국 모두 약속을 어겼고, 공개적으로 설전도 주고받았다. 현재의 분위기는 낙관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하나만으로도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우려한다.
◆ 구조적 변화
트럼프의 대중 강경 스탠스는 그가 내놓은 다수의 정책에 대한 인기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계에서 중국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불러왔다. 대부분의 이슈에 대해 당론에 따라 양분된 모습을 보이는 미국 의회는 중국의 구조적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민주당은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해도 중국과의 관계를 이전으로 되돌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9월12일 토론에서 중국의 무역 관행을 언급하면서 부패와 절도 같은 단어들을 사용했다.
법무법인 호건 로벨스의 파트너로 미국 무역대표부 법률자문을 맡은 적이 있는 워런 마루야마는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다"면서 "중국이 미국식 자유시장 경제로의 개혁 중에 있다는 예전의 생각은 사실상 없어졌다"면서 "대중 강경 정책에 대해 초당파적 지지가 있다"고 말했다.
의회 의원들도 행동에 나서고 있다. 신장 자치구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인권 침해와 관련해 중국에 불이익을 주는 법안과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법안 등 여러 중국 관련 법안들이 의회에 계류중이다.
게다가 2020 국방수권법안(NDAA)에는 기술이전에서 합성 오피오이드(진통ㆍ마취제) 판매 등과 관련, 중국을 겨냥한 조항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 정치적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는 자신이 시행한 관세 등의 이유로 경기 둔화, 그리고 침체 우려에 직면해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요 지지층은 돌아서지 않았다. 중국내 미국 기업 임원들은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한 중국내 미국 기업 고위 임원은 "무역전쟁은 재계에서는 단합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 미국 상무부 고위 관리였던 크레이그 앨런은 "문제들이 아주 뿌리깊고, 구조적"이라고 지적하고, 중국의 스파이 행위와 사이버 해킹,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대한 우려로 양국의 첨단기술업종이 영구적으로 단절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10월1일 건국 70주년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은 경기 둔화에도 직면해있다.
중국내 많은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태도 때문에 시 주석이 경기둔화의 이유로 국내 정책이 아닌 백악관의 관세 인상을 내세울 수 있게 되는 등 쉽게 정치적인 구실을 얻을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
시 주석은 이달 당 간부들에게 공산당의 리더십과 중국의 주권 및 안보에 대한 리스크와 도전, 그리고 자국의 핵심 이익에 위협이 되는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단호히 투쟁해야한다고 말했다.
리서치업체 로디움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과 미국 간의 투자는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 양국간의 외국인직접투자와 벤처캐피탈 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9% 줄어든 130억달러를 기록했다.
* 원문기사
US-China FDI and venture capital https://tmsnrt.rs/2OblPO1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