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유럽 주요국에 이어 중국까지 글로벌 굴뚝 경기가 수축 국면으로 속속 진입한 가운데 월가가 새해 벽두부터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 관세와 보호주의 무역 정책의 후폭풍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데다 금리인상 충격 역시 시차를 두고 강화될 여지가 높고, 미국과 유럽의 정치권 리스크도 경기 한파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출입 항만 [사진=블룸버그] |
하반기로 가면서 경기 둔화는 더욱 심화, 하반기 성장률이 2.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내다봤다.
UBS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지난해 내놓은 3.8%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과 유럽, 일본의 실물경기가 이미 하강 기류를 타는 가운데 미국 역시 금리 인상 후폭풍과 세금 인하 효과 희석에 따라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미국 S&P500 기업의 이익 성장률이 지난해 21%에서 올해 4%로 곤두박질 칠 것이라고 UBS는 경고했다.
이 밖에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침체 가능성을 16%로 판단했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가 촉발됐던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무역 마찰과 신흥국 금융시장의 혼란이 2019년 유럽 경제 펀더멘털을 위협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경기 한파에 대한 우려는 경제 지표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2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제조업 경기가 수축 국면에 진입했고, 특히 이탈리아는 3분기 예상 밖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침체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이다.
중국 역시 12월 제조업 경기가 2년만에 처음으로 수축 국면에 빠졌다. 굴뚝 경기가 꺼지는 것은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년래 최저치인 18만건에 그칠 전망이고, 이는 제조 및 수출 경기 둔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새해 첫 거래일 일드커브가 보내는 경고음에 잔뜩 긴장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되는 10년물과 3개월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18.6bp(1bp=0.01%포인트)까지 축소,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좁혀진 것.
투자은행(IB) 업계는 안전벨트를 강하게 조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더블라인 캐피탈은 미국 주식과 회사채, 장기물 국채 비중을 모두 줄일 것을 주문했다.
피델리티 역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과 기업 이익 성장률의 5% 선 추락을 예상하며 위험자산을 경계할 것을 조언했다.
캐피탈 그룹은 지수 펀드보다 옥석을 가린 개별 종목 투자가 적절하다고 강조했고, 블랙록 역시 현금 흐름과 경기 하강에 대한 저항력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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