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코스닥에서 돈을 빼 미국, 중국 주식, 달러채권 등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려고 하죠.”
김대수 미래에셋대우 강남센터WM 프라이빗뱅킹(PB) 이사가 전하는 요즘 강남 부자들의 투자 트렌드다. 그는 금융자산 3억~5억원가량을 보유한 고액자산가 100여 명에게 투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재테크 정보에 밝고 인적 네트워크가 강한 강남 부자들 사이에선 이미 2~3년 전부터 해외 주식 및 채권 투자가 대세가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이사는 “지난해 말에서 올초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비자, 스타벅스, 엔비디아 등 미국 우량주나 항서제약, 귀주모태주 등 중국 대형주에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린 강남 부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아직 추세가 꺾이지 않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히 돈을 넣는 투자자도 있다”고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금액은 143억7451만달러로 집계됐다. 월평균 17억9681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14억2253만달러)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5년 전인 2014년(3억5414만달러)의 다섯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투자자는 미국과 중국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올 1~8월 미국 주식 투자액은 106억9136만달러로, 전체 매수 규모의 74.3%를 차지했다. 중국(홍콩 포함) 주식은 25억4322억달러로 15.6%였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 주식을 사들인 비중은 10.1%에 머물렀다.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3.59%인 반면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16.74%)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5.73%)는 모두 두 자릿수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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