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3월21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3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고조된 긴장감과 베네수엘라의 추가 감산 가능성이 미국의 증산 우려를 상쇄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34달러, 2.2% 상승한 배럴당 63.40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는 1.37달러, 2.07% 오른 배럴당 67.42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67.88달러까지 올라 지난달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 9일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나타냈다.
지정학적 위기가 이날 시장의 최고 관심사였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5년 이란과 주요 국가들간 핵협정이 "결함있는 협정"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남을 갖기 하루 전에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비슷한 입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과 6개 강대국들 간 협상에서 빠질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의 석유 산업에 타격을 줄 새로운 제재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가 이란에 대해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의 산유량 감소에 대한 우려들도 이날 유가를 지지했다.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은 경제 위기로 인해 지난 2005년 이후 절반으로 줄어 일평균 200만배럴 밑으로 떨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주 베네수엘라가 "급격한 생산량 감소에 취약한 상태"라며 베네수엘라의 감산이 석유재고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의 증산으로 이날 유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미국의 산유량은 일평균 1038만배럴로 지난 2016년 중간 이후 5분의 1이상 늘었다. 이러한 산유량 증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회원국 간 감산협약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미국 원유에 대한 수요도 OPEC에게는 악재이다. WTI와 브렌트유 간 가격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외국 정유업체들의 WTI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브렌트유는 WTI에 비해 배럴당 4달러 비싸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발표될 미국석유협회(API)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4주 연속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