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1월18일 (로이터) -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후 첫 100일 동안 해야 할 급선무로 건강보험 문제를 꼽았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8년 동안 가장 중요한 개혁 조치로 간주되는 오바마케어에 대해 미국 국민들이 큰 불만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미국 대선이 끝난 직후 11월 9일에서 14일 사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1%에 달하는 응답자들은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가장 신경 써야 할 이슈로 의료제도 개혁을 들었다. 의료보험 다음으로 중요한 이슈로서 16%의 응답자들은 일자리 문제를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14% 응답자가 이민문제를 들었다. 한편 11%의 응답자들은 인종문제가 트럼프 취임 후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이슈라고 대답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국민들이 신임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정책 우선순위를 바라는지를 물어본 것으로 국민들이 대통령으로부터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측정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 10월 말 실시된 별도의 여론조사인 카이저 조사(Kaiser Health Tracking Poll)에서는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처방약 가격 인하와 의사 및 병원 네트워크 범위 확대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반면 오바마케어를 완전히 철폐하기를 원한다는 답변은 37%에 불과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응답자들 중 하나인 라폴렛(테네시) 거주 다프네 손더스(50세)는 "의료보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그게 바로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손더스는 지난 2011년 대학 행정직 일자리를 잃은 후 고용주 제공 의료보험 자격을 상실했고 그 후부터는 심장병과 당뇨병 처방약을 받기 위해 매달 약 300달러에 달하는 보험료를 내야 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오바마케어 플랜이 월 보험료가 450달러이고 여기에 더해 매번 의사를 찾아갈 때마다 50달러의 공동부담액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보험료가 보다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한 달에 보험료로 100달러 이상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 제안 도입한 부담적정보험법(ACA)은 적어도 2,500만 명에 달하는 보험 미가입 미국인들에게 보험 커버리지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수 차례에 걸친 소송으로 인해 크게 약화됐으며 대형 의료보험회사들도 손실을 본 후 오바마케어 보험 교환소로부터 탈퇴를 했다. 더구나 정부 의료보험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대상자들의 경우 보험료가 크게 인상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오바마케어를 뭔가 보다 효과적인 대안으로 대체할 것을 공약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대안이 무엇인지 아직도 불분명하고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언제 이 법을 개정할지도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번 주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의 대안이 현재와 같은 수의 사람들을 의료보험에 가입시키는 상태에서 제도를 개선시킬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이를 지지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