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디어 파크에 있는 쉘 정유 공장에서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원유 수요에 대한 낙관론이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는 70달러 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15일(현지 시간)에 7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74%(1.24달러) 오른 배럴당 72.1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날 영국 북해 지역 브렌트유 8월물은 장 중 한때 1.55%(1.13달러) 뛰어 73.99달러에 정산,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이란 핵 합의(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 이하 JCPOA) 복원 협상의 난항이 유가 상승 동력으로 지목된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2일부터 JCPOA 복원 협상을 재개해 왔으나,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의 JCPOA 협상에 대해 유럽 연합은 '긴장'을 언급했다.
이란이 JCPOA 복귀를 거부하면, 미국의 대이란 제재도 풀리지 않아 원유 수출을 재개할 수 없다. 현재는 이란산 원유의 복귀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ING이코노믹스 측은 "JCPOA 복원이 이란 대통령 선거 전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란 대선은 이번 주 후반으로 예정돼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때 코로나19 확산세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던 미국 뉴욕주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성인의 비율이 70%를 넘어서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를 모두 해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다만 미 뉴욕주는 보건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일부 제한 조치는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오는 16일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 발표를 앞두고 원유 시장 안팎에서는 미 원유 재고가 4주 연속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 동안 약 42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상하면서 유가를 끌어 올리는 분위기다.
나아가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특히 이날에는 '유가 100달러' 전망이 다시 대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거래의 '큰 손'으로 꼽히는 트라피규라의 제레미 위어 최고 경영자(CEO)는 석유 산업 투자 부진으로 원유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면서 유가를 100달러 이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전 개발 프로젝트 수가 급감하면서 석유 시장 내 공급은 감소하는 한편, 수요는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앞서 증가할 것이며 이는 곧 수급 불균형을 야기하리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