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가인 개당 3만5000달러(약 3808만원)에 근접했다. 한국 시장에서도 4000만원에 육박했다.
3일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4시49분(현지시간) 3만4810달러(약 3787만원)를 찍었다. 전날 3만달러를 돌파한 이후 하루 만에 15% 이상 상승했다. ‘디지털 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 값은 지난해에만 네 배 넘게 급등했다. 작년 12월 6일 2만달러를 돌파한 지 한 달도 안 돼 75% 가까이 뛰었다. 한국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이날 오후 4시48분 3945만3000원에 거래됐다.
‘투기적 광풍’이란 지적이 나올 정도로 비트코인이 강세를 띠는 것은 실제 화폐 및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관측이 잇따라 나오면서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회피)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기관투자가가 크게 늘었다”고 평가했다. 스콧 미너드 구겐하임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공급에 분명한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은 엄청난 돈을 풀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4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투자가들도 비트코인 대량 매집에 나섰다. 대형 보험회사인 매스뮤추얼은 1억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투자회사 그레이스케일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에만 7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금융정보업체 S&P다우존스는 연내 가상화폐 지수를 선보일 방침이다.
뉴욕 자산운용사 반에크어소시에이츠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설립을 재추진한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의 신상품 승인을 요청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SEC 승인을 따내면 최초의 비트코인 ETF가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닥터 둠’으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3일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고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도 아니다”며 “결국 거품이 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박종서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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