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5월12일 (로이터) - 무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11일 영국에게 ‘부패한' 나이지리아인들이 영국에 은닉한 자산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가 나이지리아는 ‘환상적으로 부패한 나라'라고 말한 데 대응한 것.
캐머론은 엘리자베스 여왕과 대화 도중 이 같이 말하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12일 런던에서 열리는 글로벌 반부패 정상회의를 주관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는 부하리도 참석 예정이다.
부하리는 정상회의에 앞선 한 예비 행사에서 캐머론이 “나이지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은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두 개 나라일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았다.
그는 “나는 누구에게도 사과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요구하는 것은 자산의 반환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로 뭐하게? 나는 유형의 것을 원한다”면서 손가락을 비벼 보였다. 이는 돈을 뜻하는 제스처다. 참석자들은 폭소했다.
부하리는 개인적으로 청렴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그는 나이지리아의 부패 근절을 다짐한 바 있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에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는 수 세대 동안 부패 정치인들이 국민의 재산을 갈취해 왔다.
부하리는 반환을 요구하는 자산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 경찰은 최근 수년 간 수 차례 나이지리아 정치인들이 영국에 보유한 자산에 대한 수사를 벌여 왔다. 한 전직 주지사는 돈세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후 현재 영국에서 복역 중이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최신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167개국 중 136위로 하위권이다. 순위가 내려 갈수록 부패의 정도가 높음을 가리킨다.
영국은 독일 및 룩셈부르크와 함께 10위에 랭크됐다.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