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하튼의 빈 아파트가 8월에 1만 5025채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출처= News Break
[이코노믹리뷰=곽예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들이 증가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약 1조7425억원을 투자했다.
WSJ는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를 인용해 올 들어 9월까지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해외투자 가운데 한국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 규모는 15억6000만 달러(약 1조742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12억4000만 달러 대비 25.8% 증가했다. 한국 자본의 미국 부동산 시장 투자 규모는 지난해 10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캐나다와 독일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WSJ는 “최근 몇 년간 중국 투자자들이 정부의 자본 통제로 인해 미국에서 철수하는 추세”라며 “다른 외국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투자를 꺼려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자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프 프리드먼 메사웨스트캐피털 공동 창업자는 “유럽이나 미국 투자자들과 달리 한국 기업은 작은 도시나 교외 지역의 부동산을 구입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투자회사인 소울브레인 홀딩스는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사무실 건물 3개를 1억6000만 달러(약 1787억원)에 매입했다.
아울러 아마존이 10년간 임대 중인 시애틀의 6억 달러(약 6702억원) 이상의 가격의 입찰 12건 가운데 4건이 한국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렉스 포쉐이 국제자본시장부문 부회장은 “한국 입찰가가 가장 높았으며, 가격 책정을 주도했다”며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WSJ는 한국 자본의 미국 부동산 투자가 이어지는 현상 원인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꼽았다. 포쉐이는 “외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는 환율 변동에 대비해 위험을 회피(헷지)한다”며 “이런 위험회피 상품의 비용은 미국과 본국의 단기 금리 차이에 달렸다”고 했다.
그는 “2년 전에는 원화를 달러로 헷지하는 연간 비용은 투자금액의 약 2%였다”라며 “이 부분이 한국 기업들이 환율 헷지가 필요 없는 미국 투자자들과 부동산 경쟁하는 데 있어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헷지 비용이 0.1%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안승은 변호사는 “국내 신규 투자로 돈을 벌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많은 자산 관리자들이 해외 수익률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