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8월22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유럽의 엄청난 배당금이 투자자들을 위험수역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유럽 기업들이 현재 주가에 비해 지나치게 후한 배당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보통 '주식을 사라'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노다지를 캘 수는 없을 것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럽 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 배당금/주가)은 3.6%로 지난 20년간의 평균(3.05%)에 비해 거의 20%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MSCI 미국 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인 2.1% 또한 웃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이 '채권 난민'(bond refugees)이라고 이름 붙인 투자자들이 혹할 만하다. 여기서 '채권 난민'이란 추락하는 수익률 때문에 채권시장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온 투자자들을 의미한다. 전 세계에서 13조달러어치가 넘는 국채와 회사채의 수익률이 현재 마이너스 수준이다.
하지만 주당 배당금을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과 비교해 보면 유럽의 배당수익률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이른바 '배당성향(payout ratio, 배당금/순이익)'은 회사가 한 해 동안 사업으로 번 돈의 몇 %를 배당으로 지급하는 지를 나타낸 지표로, 배당금 지급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는 잣대로 간주된다. 도이치방크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올해 7월 유럽에서의 배당성향은 58%를 기록했는데 이는 20년래 최고치이며 지난 20년간의 평균에 비해 4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금융 관련 종목을 제외하고도 유럽의 배당성향은 50%를 상회하며 수년래 고점에 근접했다.
도이치방크가 추산한 수치에서 스톡스유럽600지수에 속한 기업들이 2010년 이후 지급한 총 배당금이 전체 어닝에 비해 9배나 빠르게 늘어난 것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톰슨로이터 데이터에 의하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유럽 어닝이 지난해에 비해 1.6%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독일 최대 에너지 회사인 에온(E.ON)은 배당수익률에만 신경 쓴 투자자들이 잘못된 길로 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적절한 예라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에온은 경기 변동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방어주이자 배당수익률이 6.1%라는 점을 감안할 때 채권 투자에 대한 대용물로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회사가 2년간 순손실을 기록한 여파로 지난 3월 투자자들은 배당금 축소 소식을 접해야 했다. 에온 일화는 다소 극단적이다. 하지만 유럽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상당히 높은 시기에 매력적인 배당수익률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스와하 파타나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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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