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분야 시가총액 2위 종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업종 내에서 독보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찍은 지난 3월 19일(1만5700원)부터 이달 16일(2만6250원)까지 상승폭은 67.20%에 달한다. 방산 대장주(시총 1위 종목)인 한국항공우주의 같은 기간 상승률(52.05%)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9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는 5.3% 하락이 점쳐진다.
‘2등주’가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가 반등기에는 시장의 관심이 대장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들어올 때 패시브 자금을 앞세워 안정적인 대장주를 주로 매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가 미뤄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존재감이 커지자 2등주가 대장주의 주가 상승률을 앞지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매수할 때 적은 금액 차이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적지 않다”며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에 비해 종목별 밸류에이션을 좀 더 꼼꼼하게 따져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언택트) 2등주인 카카오도 그런 사례다. 카카오 주가는 3월 19일부터 이달 16일까지 96.27% 상승했다. 네이버의 같은 기간 상승률(69.10%)보다 월등히 높다. 같은 기간 통신 분야에서도 2등주 KT(32.87%)가 대장주 SK텔레콤(20.81%)의 주가 상승률을 앞섰다. KT는 SK텔레콤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 KT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49배로 SK텔레콤의 9.57배보다 양호하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KT의 기업 간 거래(B2B) 매출 비중은 작년보다 34% 늘고, 내년에는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의 이익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디어 사업은 연 10%대 이상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선, 항공, 여행 분야에서도 2등주가 대장주를 앞서는 사례가 속속 나왔다. 조선업에서는 삼성중공업이 같은 기간 93.07% 올라 한국조선해양의 상승률(39.52%)보다 높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조정기에 개인의 저가 매수 수요가 몰렸던 항공주에서는 아시아나항공(77.31%)이 대한항공(45.22%)을, 여행주에서는 모두투어(50.13%)가 하나투어(44.96%)를 앞섰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예상보다 빨리 상승한 것도 이 같은 ‘2등주의 반란’을 야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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