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면세점·카지노·엔터테인먼트·여행 등 중국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중국의 한국 방문 제한 등을 뜻하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광 여건이 달라진 만큼 과거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30일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9.48% 급등한 1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잇츠한불·한국화장품제조··코리아나·리더스코스메틱·한국화장품·토니모리 등 6개 화장품 업체 주가는 가격제한선(30%)까지 올랐다. 에프앤리퍼블릭(16.11%), 에이블씨엔씨(14.29%), 클리오(14.24%), 등 대부분 화장품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2분기 들어 상승 재료가 없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화장품주가 간만에 나타난 호재에 들썩인 날이었다.
이날 면세점·카지노주도 동반 상승했다. 호텔신라(7.58%), 신세계(6.78%) 등이 면세점 중국 관광객 유입 기대감에 올랐다. 파라다이스(10.33%), GKL(3.63%) 등 카지노주도 함께 올랐다.
중국 영향은 화장품 면세점뿐 아니라 엔터·여행주에도 미쳤다. YG PLUS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팬엔터테인먼트(12.63%), JYP엔터테인먼트(10.70%), 에스엠(10.48%) 등은 두 자리수 상승폭을 나타냈다. 콘텐츠 수요 기대로 제이콘텐트리(10.18%), 스튜디오드래곤(8.56%)까지 상승세에 합류했다.
시작은 이날 오전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A4용지 4장짜리 보도자료였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OTA) 씨트립이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한국 여행상품 판매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온라인 라이브쇼를 통해 트립닷컴 공동 창업자인 제임스 량 회장이 직접 신라호텔 등 국내 유명호텔과 에버랜드·남이섬·스키장 등 한국 관련 여행 상품 60여개를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한한령은 단체 여행객 패키지 상품을 막은 것이기 때문에 개별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이번 이벤트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트립닷컴의 한국 관련 상품 판매량은 국내 중국 소비 관련주의 방향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여겨졌던 만큼 한한령 해제의 전조로 보고 있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때도 억눌렸던 중국의 한국 관광 수요가 빠르게 회복했던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운 요인이다. 사스가 발병한 2002년 11월 급감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9개월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반등한 바 있다. 2015년 5월 당시에는 약 4개월만에 메르스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중국 담당 연구원은 "중국 내 한국 관련 수요는 사스나 메르스때도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중국 관광객 회복국면과 현 상황은 다르다.중국 관광객이 실제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여건상 단기간에 중국 여행객이 오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중국 내에서 한국 관련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수혜를 입을 종목을 선별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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