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분야에서 중소기업들의 도전은 거세다. 단순한 수입대체에서 벗어나 몇몇 분야는 오히려 선진국을 앞서기 위해 뛰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휴덴스는 독일·일본·미국이 장악한 치과용 의료기자재와 합성골 분야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이 회사는 “뼈재생 효과가 큰 인산칼슘 합성과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했다”며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경영자를 만나봤다.
광주광역시 북구 추암로 249. 이곳에 주식회사 휴덴스(대표 박종광·사진)가 있다. 공장 안에는 금속가공기계 등 여러 대의 생산장비가 놓여 있다. 텅스텐카바이드나 다이아몬드 소재의 치과용 버(burr), 레진, 합금, 합성골이식재 등 치과용 의료기기 및 기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창업자는 미국 버몬트대 재료공학과 출신 박사인 노학 회장이다. 그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 27편을 발표한 전문가로 캐나다 맥길대 재료연구소 연구원, KAIST 에너지환경연구센터 전임연구원 등을 거쳐 2013년 휴덴스를 창업했다. 연세대 치과대학 외래교수도 지냈다. 이 회사는 기술 중심 인력으로 구성된 업체다. 노 회장을 비롯해 최고기술책임자인 김석영 전무(버몬트주립대 재료공학 박사), 한재익 이사(재료공학 박사), 연구소장 윤계림 이사(금속공학 박사)가 모두 공학박사다.
박종광 대표는 광주은행 부행장, 지역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다. 작년 8월 취임했다. 박 대표는 “우리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제품의 상당수는 독일,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는 제품들로, 이를 국산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과기기와 기자재의 종류는 수천 가지에 이른다”며 “이 중 한국은 임플란트 엑스레이 등 몇 가지 분야에서만 두각을 나타내고 여전히 외국 제품에 의존하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텅스텐카바이드 버, 다이아몬드 버 등 절삭기구 △치과용 귀금속합금 및 비(非)귀금속합금 △임플란트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패턴레진, 임시치관용 레진(템퍼러리 레진), 교정용 레진 등 다양한 레진이 있다. 이 중 다이아몬드 버는 치과치료 시 보철물을 씌우기 위해 치아를 삭제할 때 쓰는 기구다. 치과용 핸드피스에 연결해 전원을 켜면 윙 하는 소리와 함께 회전하며 치아를 미세하게 다듬는 기구가 바로 이 제품이다.
이들 제품과 더불어 이 회사가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은 합성골이식재로 사용할 수 있는 소재(Calcium phosphate계)다. 임플란트 치과치료 시 뼈가 약한 부분을 인공골로 대체하는 데 쓰인다. 박 대표는 “골대체재로 개발된 인산칼슘계 소재는 신생골 생성이 빠르며, 임플란트(픽스처)가 자리잡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로 개발한 인산칼슘계 소재는 그동안 사용된 합성골과 구분해 현장에선 대개 ‘4세대 골대체 소재’로 불린다”며 “상용화를 위한 인산칼슘 합성 기술과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했고 특허출원 및 특허협력조약인 PCT출원(합성골이식재 제조장치)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도약을 위해 세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첫째, 공장 건설이다. 광주첨단2지구에 66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오는 4월 말 준공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제품은 물론 신제품인 골이식재 관련 소재 및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골 이식재 판매시기는 오는 6월께로 보고 있다.
둘째, 연구개발 강화다. 박 대표는 “인산칼슘을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방법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해 특허출원을 한 데 이어 이를 활용해 골재생력을 향상시키면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3차원 블록, 골시멘트, 흡수성 의료부품 등의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셋째, 글로벌 마케팅 강화다. 박 대표는 “국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이름을 알리면서 해외시장은 골이식재 제조업체에 소재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제품을 수출하려면 해외인증 등 장벽이 많다. 따라서 소재를 우선 공급하고 완제품에 대한 인증은 현지 합작법인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거대 시장인 중국에는 이미 2018년 쓰촨성에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중 이탈리아에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그는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매진해 몇몇 분야에서 선진기업과 겨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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