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정부가 KT 아현지사 화재로 촉발된 통신재난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구축한다. 기업 및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치계적인 대응이 가능한 매뉴얼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통신재난 대응체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연말까지 통신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정광연 기자] |
이번 토론회에서는 지난 11월 KT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통신구 화재 이후 안전한 통신환경 구축을 위해 통신재난 대응체계 개선대책 마련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아현지사는 통신사가 관리하는 D등급 시설이었으나 사실상 C등급 수준의 통신국이었다. 소방법상 관리가 안되면서 500m 미만 스프링클러, 소화기, 화재경보기 등 의무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이 후속대응에 나섰지만 소상공인 피해가 이어지는 등 파장이 적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과 5G 시대를 앞두고 통신재난 대응체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성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통신정책연구그룹장은 “일본은 중앙방재회의를 중심으로 정부와 지자체, 기업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총무성이 전기통신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비상통신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재해대책 기본법에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단계별로 통신재난에 대응하는 매뉴얼도 갖췄다. 이런 부분은 우리가 같은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난전문가인 강휘진 서강대 교수 역시 “통신장애와 통신재난은 다르다. 통신장애는 사업자의 영역이고 통신재난 정부 정책의 책임이다. 지금까지는 통신재난까지도 정부가 사업자에게 맡긴 부분이 적지 않다. 정부가 통신재난 대앙, 수습, 복구 등 모든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범석 KT 네트워크운용본부 상무는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해도 재난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아현화재에서 이통3사의 협력 시스템이 처음으로 작동해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기업들이 함께 힘을 합치는 그럼 시스템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말까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통신재난 대응 시스템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아현화재 이후 지난 3일부터 19일에 걸쳐 통신 및 소방 전문가와 전국 1300여개 통신시설을 특별 점검했으며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과을 단장으로 ‘통신재난 관리체계 개선 TF’도 운영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현화재로 4차 산업혁명과 5G를 앞두고 우리의 대응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알게 됐다. 이는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사회 전반의 과제다. 모든 부분을 재점검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12월말을 목표로 통신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