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한경DB)
새해를 맞아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증권사 대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올해 증권업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책임경영 의지를 내세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은 연초부터 지난 9일까지 대신증권 보통주 14만주를 장내매수했다. 총 11억1728만원 어치다.
양 사장의 대신증권 지분율은 7.79%가 됐다. 양 사장은 지난해 7월부터 총 9차례에 걸쳐 회사 주식 22만2175주를 매수했다. 매수대금은 총 25억3504만원.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도 지난해 말 총 2300만원을 들여 8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최 사장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것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최 사장은 오는 7월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주식 매수로 경영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사장은 신년사에서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해 전문 투자자를 위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인하우스 헤지펀드 운용을 위해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도 추진하고 관련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안타증권 대표는 올해도 자사주 매수를 이어갔다. 서명석·황웨이청 공동 대표는 지난 2일 각각 1961주(598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지난해 매달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올해도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서 대표는 총 1만7948주를, 황웨이청 사장은 1만8249주를 매입했다. 이들이 지난 한 해 주식 매입에 들인 돈은 약 7100만원 정도다.
증권사 임원들도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중훈 메리츠종금증권 파생본부장은 208주를 매수했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김우현·노영진 상무보도 각각 208주, 266주를 사들였다.
유안타증권 임원들도 매달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연초 자사주를 매입한 상무급 임원 22명 중 신명호 IB부문 대표(전무)가 654주로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신 전무는 자사주 매입에 약 200만원을 썼다. 신남석 리테일전략본부장·황국현 IT본부장·정진우 MEGA잠실센터 상무도 각각 491주를 매입했다. 정인호 기업금융본부 상무도 490주를 사들였다고 신고했다.
올해 증권업황이 경기둔화 여파 등으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 대표와 임원들이 회사 주식 매입을 통해 경영의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표나 임원들의 자사주 매수는 책임경영 의지를 다지는 차원"이라며 "회사의 이익이 늘어날수록 본인의 주식가치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유인이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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