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10월4일 (로이터) - 스위스의 대형 식품가공회사 네슬레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주말 동사는 멕시코의 휴양지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3일 간에 걸친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여기서 전세계 생물학자들과 식품산업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수 조 마리에 달하는 내장 속 박테리아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이 세미나에 초청된 에머란 메이어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교수이자 소화기병 전문가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식품업체들은 기존의 제품을 그대로 판매하면서 그와 동시에 의학분야의 새로운 성과를 상업화하는 데도 충분히 한몫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아 건강에 있어 내장 속 박테리아의 역할이 극히 중요함을 강조했다.
독일 의학계 중진이자 금년 1월부터 네슬레의 CEO로 재직 중인 울프 마크 쉬나이더(Ulf Mark Schneider)는 식품에서 의학 및 웰빙 분야로의 확대를 가속화시키는데 최적임자로 간주되고 있다. 그는 원래 제약회사 프레세니우스(Fresenius)에서 스카우트 된 인물로서 이는 네슬레가 새롭게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치료 분야에 집중을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는 위막성대장염을 치료하는 "대변이식" 요법의 개발을 가져오기도 했다. 대변이식이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장에 투입하여 세균총 변화를 유도하는 치료 방법을 가리킨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회사가 아직 검증도 되지 않은 과학 개념을 갖고 너무 성급하게 상업화를 하려는데 대해 미심쩍어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두 달 전에 네슬레에서 1억8,500만 달러(2,040억원)를 투자한 미국의 바이오 회사 세레스(Seres Therapeutics)가 위막성대장염 치료제로 인체에 유익한 박테리아에서 추출한 포자를 알약으로 만들었다가 임상실험 단계에서 실패로 돌아갔던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세레스의 주가는 75% 이상 하락했고 네슬레 또한 막심한 손해를 입었었다.
런던 소재 킹스칼리지 유전자학 교수인 팀 스펙터는 "이는 미생물 군집이 어떤 행동양식을 보이는지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실패가 신약 실험단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향후 얼마든지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예상했다.
(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