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 센서제어기기 중소기업 오토닉스가 벨기에의 자동문 센서회사인 B.E.A.와 레이저 스캐너 특허 분쟁에서 완승했다. 글로벌 대기업과 3년 가까이 끌어오던 특허 분쟁에서 레이저 스캐너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오토닉스에 따르면 B.E.A.는 오토닉스를 상대로 낸 레이저 스캐너 관련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한 항소를 지난달 21일 취하했다. B.E.A.는 2002년 영국 할마에 편입된 글로벌 자동문 센서업체로 국내 자동문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업체다.
산업용 센서기기업체 오토닉스가 2017년 국산화한 '레이저스캐너 LSE 시리즈'
이번 특허 분쟁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토닉스는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의뢰를 받아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사용할 레이저 스캐너 개발에 착수했고 수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레이저 스캐너 LSE 시리즈'를 2017년 내놨다. 레이저 스캐너는 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특정 범위 내에 물체를 검출할 수 있는 센서다. 스크린도어, 자동문 등에 주로 적용돼 사람이나 물체의 출입을 감지해 문을 여닫는데 사용된다. 2017년 이전엔 국내 레이저 스캐너 시장은 B.E.A. 등 외국기업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태였다.
한국 기업의 기술 개발에 B.E.A.는 ‘레이저 스캐너 LSE 시리즈’의 기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토닉스의 제품이 B.E.A.의 특허(한국 등록 특허 제914097호)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며 오토닉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B.E.A.는 이에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항소하며 특허침해 소송을 이어나갔다.
이에 오토닉스는 B.E.A.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썼다. 2019년 11월 특허법원에 B.E.A.의 특허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한 것. B.E.A.의 특허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오토닉스의 주장에 특허법원은 지난달 ‘B.E.A 특허는 선행기술에 대한 진보성을 결여하고 있으므로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오토닉스의 레이저 스캐너 기술이 한단계 더 앞선 기술이라며 법원이 오토닉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특허 무효 판결을 받은 B.E.A.가 지난달 21일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며 3년 가까이 끌어온 이번 특허분쟁은 일단락됐다.
오토닉스 관계자는 “이번 소송 결과로 오토닉스는 경쟁사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보다 진일보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오토닉스는 향후에도 특허 관련 사건에 대하여 단호하게 대응해 기술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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